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2년 전 국내 거래소 고팍스를 인수하며 내걸었던 핵심 약속 중 하나가 바로 ‘고파이 예치금 상환’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약속 이행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파이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1479억 원에 육박하는 상황인데요.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늘 디센터가 입수했다는 회의 녹취록 내용을 중심으로, 바이낸스의 책임론과 그간의 복잡했던 사정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피해자들의 애타는 마음은 오죽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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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6억 크립토 바스켓 약속, 어디로 갔나?
고파이 사태는 2022년 FTX 파산 여파로 운용사였던 제네시스 트레이딩이 지급불능에 빠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로 인해 고팍스는 예치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 바로 바이낸스였죠. 바이낸스는 고파이 상환을 포함한 투자 조건으로 고팍스 인수를 추진했습니다.
당시 바이낸스는 고파이 고객 상환을 위해 약 566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을 미리 매입해 ‘크립토 바스켓’을 조성했다고 밝혔습니다. 레온 싱 풍 전 바이낸스 아태대표(당시 고팍스 대표)는 오프라인 간담회에서 “상환 자산을 이미 매입해 보관 중”이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 4월 8일 회의 녹취록에서 바이낸스 임원은 “크립토 바스켓을 사용하기 어렵다”, “지금은 리더십 팀을 내부적으로 설득하기도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바스켓으로 사용자들을 보호하려 해도 회사는 결국 살릴 수 없는 구조”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불과 1년 만에 입장을 완전히 뒤집은 셈입니다. 이미 자산을 매입해뒀다면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무관하게 지급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눈덩이 피해 1479억…바이낸스의 ‘방패막이’는?
바이낸스가 상환을 미루는 표면적인 이유는 금융당국, 즉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고팍스 대주주 변경 신고를 수리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이낸스가 해외에서 자금세탁 혐의로 거액의 벌금을 낸 전력 때문에 FIU가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죠.
바이낸스는 이를 명분 삼아 사실상 상환 이행을 유보하고 있고, 그 사이 투자자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고팍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지급 피해 금액은 2023년 말 약 620억 원에서 2024년 말에는 1479억 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피해자들의 고통만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고팍스 전 주주들이 바이낸스의 고파이 상환 책임을 믿고 보유 지분을 시세보다 훨씬 낮은 약 1000억 원에 넘겼다는 사실입니다. 2022년 초 고팍스의 기업가치가 3000억 원 후반대로 평가됐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헐값 매각이었던 셈입니다. 당시 고파이 채무액을 제외하면 전 주주들이 실제로 손에 쥔 대금은 300억 원 안팎에 불과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준행 전 고팍스 대표는 “바이낸스가 고파이 전액 상환 약속을 믿고 당시 채무액 전액을 주식으로 선지급했다”며 “하지만 바이낸스는 대가를 받고도 어떠한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헐값 인수 대가? 전 주주들 ‘주식 대금도 못 받아’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 전 주주들에게 약속했던 주식 매각 대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정황이 녹취록에서 드러났습니다. 바이낸스 임원은 “새로운 투자자들의 조건은 기존 주주들에게 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사실상 대금 포기를 종용하거나 주식을 다시 가져가라는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고팍스 전 주주는 “창펑자오(CZ)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가 주식 대금 지급을 유예하지 않으면 고팍스를 파산시키겠다고 협박해 결국 요구를 들어줬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기존 계약 자체를 무효로 만들자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요구가 과연 처음부터 법적으로 타당했는지 의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결국 바이낸스는 고팍스 인수 이후 고파이 상환 책임도, 기존 주주에 대한 주식 대금 지급 의무도 이행하지 않은 채, 새로운 투자자에게 고팍스 지분을 넘겨 사태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책임은 회피하면서 손실은 외부에 떠넘기고, 투자 유치만 이어가겠다는 전략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바이낸스의 해명 vs 풀리지 않는 의문들
이러한 논란에 대해 바이낸스 측은 “고팍스는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고 부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신규 투자자 유치를 위해 기존 계약 조건에 대한 재협의가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지분 인수 계약상 자유롭고 정상적인 경영 환경이 보장돼야 하지만, 현재는 대내외적 사유(FIU 승인 지연 등)로 해당 권리를 원활히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CZ 전 대표의 ‘파산 협박’ 발언에 대해서는 “바이낸스가 대주주로서 고팍스 경영보다 고파이 피해자들 복구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한 발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고파이 부채의 약 25%를 선지급했고, 크립토 바스켓은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사용할 수 있는 구조라 현재로선 사용이 불가하다”며 “신규 투자자 유치 등 고팍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바이낸스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은 여전히 남습니다. ‘25% 선지급’의 구체적인 내용과 시점, ‘크립토 바스켓 사용 조건’이 처음부터 명확히 고지되었는지, 그리고 신규 투자자 유치 조건으로 기존 주주 대금 미지급을 내세우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등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고팍스는 이준행 전 대표를 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고 하니, 사태는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책임 공방 속에서 피해자들의 시름만 깊어가는 건 아닌지 안타깝습니다.
마무리하며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와 고파이 상환 약속은 한때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큰 기대감을 주었지만, 2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세계 최대 거래소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책임 회피 논란은 바이낸스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업계 전체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실질적이고 책임 있는 자세, 그리고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부디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어 고파이 투자자들과 고팍스 전 주주들이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IT와 경제를 다루는 입장에서, 기술 발전과 함께 그에 걸맞은 기업 윤리와 투자자 보호 장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

🤔 자주 묻는 질문 (Q&A)
Q1: 고파이 피해자들은 지금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요?
A1: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개별적으로 법적 대응을 모색할 수 있지만, 상대가 거대 글로벌 기업인 바이낸스이고 사안이 복잡하여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 그룹을 형성하여 공동 대응하거나, 금융감독 당국에 적극적인 중재 및 해결 노력을 촉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습니다.
Q2: 금융당국(FIU)이 바이낸스의 고팍스 대주주 변경을 승인하지 않는 이유는 정확히 무엇인가요?
A2: 기사에 따르면, 바이낸스가 과거 해외에서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위반으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법상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는 금융 관련 법령 위반이나 금융질서 문란 등의 이력이 없어야 하는데, FIU가 이 부분을 문제 삼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3: 바이낸스가 주장하는 ‘크립토 바스켓 사용 조건’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A3: 바이낸스 측은 구체적인 ‘조건’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인수 당시에는 상환 재원을 이미 마련했다고 했으나, 현재는 ‘조건 미충족으로 사용 불가’라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조건’이 처음부터 계약에 명시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사후에 만들어진 명분인지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어 중요한 쟁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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